심신상실 아닌 자를 심신상실한 걸로 알고 강간했다면?

0 강간죄

297조.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 법률상 배우자의 강간죄의 객체성

판례는 혼인관계가 파탄된 경우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경우에도 남편이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을 가하여 아내를 간음한 경우에는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했다. 결국, 민법상의 동거의무가 강간수인의무를 내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부부라는 이유만으로 어떤 형태의 성적 요구든 모두 응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판례의 태도는 타당하다.

* 강간죄 및 강제추행죄의 폭행 협박

강간죄의 폭행 협박은 상대방이 반항을 억압 또는 불가능하게 하는 경우는 물론, 반항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것도 포함한다. 물리적 절대적 폭력뿐만 아니라, 강제적 심리적 폭력도 포함된다. 마취제 수면제를 먹여 마취 수면상태에 빠트리거나 최면을 걸어 최면상태에 빠지게 하는 것도 절대적 폭력에 해당한다. 

강제추행최의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은 불문한다. 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면 족하다. 그리고, 폭행 협박은 반드시 추행 이전에 있을 필요는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추행과 동시에 이뤄질 수도 있고, 폭행 자체가 추행에 해당할 수도 있다(기습추행). 허벅지를 살짝 만져도 추행(기습추행)

0 강제추행죄

298조.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해 추행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 추행

객관적으로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여성의 피해 신체가 어느 부위이든 추행이 성립됨.

(성욕 만족의 목적이 없어도 추행 가능) 한때 내연관계였던 피해자가 피고인의 머리채를 잡아 폭행을 가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입술, 귀, 유두, 가슴을 임으로 깨무는 등의 행위는, 피고인에게 성욕을 자극 흥분 만족시키려는 의도나 목적은 없었더라도,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그로 인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추행에 해당한다. 

0 준강간죄

299조.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해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처벌한다.

*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를 이용해 간음할 의사로 피해자를 간음했으나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은 경우

준강간의 고의는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다는 것과 그러한 상태를 이용해 간음한다는 구성요건적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러한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를 말한다. 위의 경우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해 준강간죄에서 규정하는 구성요건적 결과 발생이 처음부터 불가능하였고 실제로 그러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이 준강간의 실행에 착수했으나 범죄가 기수에 이르지 못하였으므로 준강간죄의 미수범이 성립한다.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봤을 때,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었으므로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한다. 피해자가 실제로는 반항이 불가능할 정도로 술에 취하지 아니하였음에도 피고인이 피해자가 술에 만취한 나머지 항거불능 상태에 있다고 오인해 준강간죄의 고의로 피해자를 간음한 경우, 준강간죄는 불능미수가 된다. 

* 심신상실은 백치상태이거나 주취로 인사불성 내지 약물로 환각상태에 있거나 수면 중이거나, 일시 의식을 잃고 있는 사람도 포함된다.  항거불능 상태란 육체적 물리적 또는 심리적으로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말한다.

 

0 강간등 상해 치상죄

 301조. 강간 등의 죄를 범한 자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행위주체는 강간죄, 준강간죄 등을 범한 자 또는 미수범이다. 

 고의로 상해하거나 고의없이 과실로 상해에 이르게 하는 행위이다. 

* 강간(강제추행)치상죄가 성립하는 경우

 강간행위로 피해자가 6개월간 치료를 요하는 특수한 정신과적 증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해당하는 불안 불면 우울감 등의 증상을 보인 경우, 피해자에게 수면제 성분이 졸피뎀이 있는 커피를 마시게 해 깊은 잠에 빠지게 한 경우, 투약으로 인해 피해자에게 발생한 신체 정신적인 변화가 기억장애 등이 있다면 강간치상죄에서 정한 상해에 해당한다. 

 

0 미성년자 등에 대한 간음

302조. 미성년자 또는 심신미약자에 대해 위계 또는 위력으로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위계란 행위자가 간음의 목적으로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고는 상대방의 그러한 심적 상태를 이용해 간음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미성년자 위계 간음에서 위계의 대상을 변경(확장)하는 판결을 했다. 기존에는 오인착각부지의 대상이 간음 자체라고 했으나. 판례 변경으로 간음에 이르는 동기나 간음과 결부된 금전적 비금적 대가를 오인착각부지의 대상으로 판단했다. 

판례는 "위계의 개념 및 성폭력범행에 특히 취약한 사람을 보호하고 행위자를 강력하게 처벌하려는 입법 태도, 피해자의 인지적 심리적 관계적 특성으로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 등을 종합하면, 행위자가 간음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고 피해자의 그런 심적 상태를 이용해 간음의 목적을 달성했다면 위계와 간음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고, 따라서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한다. 왜곡된 성적 결정에 기초해 성행위를 했다면 왜곡이 발생한 지점이 성행위 그 자체인지 성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인지는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침해가 발생한 것은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하기 어렵다. 피해자가 오인 착각 부지에 빠지게 되는 대상은 간음행위 자체일 수도 있고, 간음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이거나, 간음행위와 결부된 금전적 비금전적 대가와 같은 요소일 수도 있다"라고 판시했다. 

0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죄

303조. 업무 고용 기타 관계로 인해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해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미장원 원장의 남편이 미용사를 간음한 경우, 알바면접생을 간음 추행하는 것도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죄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