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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가 잘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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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을알자 2020. 6. 2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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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알렉산더 즈베레프, 노박 조코비치, 그레고리 디미트로프, 도미닉 팀.


테니스 잘 하는 노박 조코비치는 왜 그런 판단을 했을까. 못지않게 잘 하는 디미트로프, 즈베레프, 도미닉팀은 왜 조코비치 뜻에 선선히 따랐을까. 수천 관중은 왜 위험을 무릅쓰고 테니스 코트를 찾았을까.

조코비치가 주도해 최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1차 대회를 시작한 아드리아 테니스 투어 대회 이야기다. 코로나19로 스포츠 행사가 자취를 감추다가 슬슬 문을 여는분위기지만, 영국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모두 관중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근데 아드리아 투어는 버젓이 수천 관중을 한 곳에 들여놓고 테니스 경기를 진행했다. 이 시국에 무모한 행사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조코는 "그래도 스포츠는 계속돼야 한다"며 대회 개최를 강행했다. 세르비아 태생인 조코는 수천 관중을 들여놓고 감동의 눈물까지 흘렸다. 1차 대회는 별 일 없이 마무리됐다.

탄력을 받은 조코는 크로아티아 자다르에서 2차 대회를 열었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마리아 샤라포바의 전 남친으로 알려진 디미트로프가 대회 도중 부상을 이유로 기권했는데, 알고보니 코로나 양성 확진을 받았다. 디미는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물은 이미 엎질러진 뒤였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접촉했는지도 모른다.

확진 전에 디미는 조코 등과 함께 클럽에서 신나게 놀았고, 농구도 같이 했다. 조코가 디미의 확진 소식에 무슨 반응을 보였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디미의 확진으로 2차 대회는 조코와 루블레프의 결승전을 직전에 두고 중단됐다. 조코를 비롯한 대회 참가자들은 아직 코로나19와 관련돼 보이는 증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 조코는 크로아티아를 떠나 고향인 베오그라드로 돌아가 코로나 진단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조코는 대회 개최에 대한 우려와 비판에 대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대회를 치르고 있다고 답했다.

운동을 직업으로 삼아 땀 흘리던 사람이 운동을 못하게 됐을 때, 수천 수만 관중의 갈채를 받던 사람이 갑자기 텅 빈 코트에 서게 됐을 때, 그 답답하고 조바심 나는 기분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전염병이 창궐하는 시국에 나는 아니겠지라는 안일함과 지킬 건 다 지켰다는 무책임은 절대 안 통한다. 더군다나, 조코는 코로나를 이유로 8월 US오픈 대회 개최를 반대했던 인물이다. 비난 받아 마땅하다.

디미에겐 쾌유부터 빌고 욕을 해야 할지, 욕부터 하고 완쾌를 기원할지, 욕만 해야할지, 무사히 낫기만 바라야할지,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디미는 의지와 상관없이 감염됐지만, 의지만 있었으면 감염될 일 없었을 것이라는 점. 조코는 자신의 이기심과 조급함이 부른 오판에 대해 반성해야한다는 사실. 페더러, 나달과 함께 테니스 페나조 시대를 호령하고 있는 조코. 몇년 전 US오픈에서 페더러와 경기 때 관중들의 일방적인 페더러 응원에 대해 조코가 속상해하며 화를 냈던 걸 기억한다. 그 화는 조코 자신에게 향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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