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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탐욕스런 국가에 대한 반역 선언문이자 핍박 속에 살아가는 시민을 위한 혁명 제안서

살아가는 이야기들

by 법을알자 2020. 8. 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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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토머스 모어(1478~1535)가 1516년에 출간한 <유토피아>는 정의와 권위라는 허울로 격차와 차별을 당연시하도록 강요하는 부조리한 사회와 탐욕스런 국가에 대한 준엄한 비판과 노골적인 비난을 담은 반역 선언문이자, 결핍과 곤궁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가난과 핍박 속에서 침묵하며 살아가는 일반 시민과 개인의 가슴을 뛰게 할 혁명 제안서이다.  

모어가 이 책을 쓴 16세기 유럽은 종교개혁을 필두로 절대왕정이 등장하면서 시민들을 강력하게 지배하고, 농업과 상공업 등 모든 경제에서 급속한 성장이 이뤄지면서 빈부격차가 극심해지 시기였다. 경작지가 양목장으로 바뀌면서 수많은 농민들이 거리로 내몰려 생계를 위협받았던 '인클로저'로 대변되는 초기 자본주의의 병리현상들이 뚜렷해졌다. 잘 사는 사람은 더 잘 살고, 못 사는 사람은 더 못 살게 되다 보니 사회에 불만은 쏟아졌으나 강력한 왕권과 이를 뒷받침하는 기득권 세력의 통제에 시민들은 숨 죽이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모어는 법률가이자 성직자였다. 수도원에서 성경과 교부철학을 배웠으며, 헨리 8세 시대에는 대법관 역할까지 했다. 하지만 정의와 양심을 위해 기득권과의 타협을 거부한 끝에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했다.

당시 헨리8세는 형수와 결혼하고 아이 여섯을 낳은 후 궁녀 앤 볼린과 재혼하기 위해 교황청에 이혼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기존 대법관을 물러나게 하고 모어를 그 자리에 앉혔다. 찝찝하게 대법관 자리에 앉은 모어는 헨리8세가 국왕 자신이 교회의 수장이 되는 종교개혁을 단행한 것에 반발해 국왕에게 대법관 사임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모어는 국왕과 앤 볼린의 결혼식에 불참한데 이어 이 결혼으로 태어난 후손에게 왕위를 준다는 왕위계승법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모어는 결국 반역죄로 런던탑에 구금된 후 1535년 7월에 사형 선고를 받고 5일 뒤에 처형됐다. 모어는 단두대에서 "내 머리카락은 잘못한 게 없으니 머리카락은 건드리지 말라"는 말을 할 정도로 결기있고 의연하게 자신의 죽음을 맞았다.

<유토피아>를 번역한 주경철 서울대 교수는 "<유토피아>는 시대의 문제에 대해 투철했던 위대한 인물의 지적 정신적 사유에서 빚어진 걸작이기에 지금까지도 독자들에게 깊은 영감을 준다"고 밝히고 있다.

 

유토피아는 라틴어로 '어디에도 없는 곳' '세상에서 가장 좋은 곳'을 뜻한다. 따라서 이 책은 현실에 대한 비판에 이어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이상사회의 모습을 그린다.

이 책이 두고두고 고전으로 읽히는 것은 시대에 대한 비판과 함께 시대와 불화한 훌륭한 종교인이자 법률가 모어가 꿈꾸는 이상사회의 구체적인 형태가 매우 흥미롭게 기술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어의 문제의식은 500년이 지난 지금도 풀지못한 숙제라는 점에서 모어의 날카로운 시선과 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

책은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모어가 포루투갈 사람 라파엘 히슬로다에우스라는 사람을 만나 나눈 논쟁을 다룬다.

유토피아에 5년동안 살았다는 라파엘은 국왕에 대한 매우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군주는 평화보다는 전쟁술에 더 큰 관심이 있고 가지고 있는 영토를 잘 다스리기보다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새 영토를 얻는데 혈안이 돼 있다고 말한다. 또한 사회가 문제가 있어서 어쩔수없이 범죄를 저지른 일반 시민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거나 사회문제의 근원을 찾아 해결할 생각은 안 하고 사형에 처하는 군주의 단순하고 무책임한 사고를 비판한다. 아울러 군주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마음대로 시민들에게 세금을 걷어가는 군주와 그 주변 세력들의 탐욕을 힐난한다.

특히 양털을 얻기 위해 마을 공동소유하고 있거나 공동으로 이용하던 땅에 울타리나 벽을 치고 양 목장을 만들어 농부들을 쫓아낸 영국의 인클로저 운동을 "양이 사람을 먹어치우고 있다"며 거세게 비판한다. 가진 자들의 탐욕을 위해 농촌에서 쫓겨난 농부들은 떠돌이 생활을 하며 가난에 시달리다 범죄를 한다. 사회는 이 범죄자를 정의와 국가 안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또 단죄한다. 가진자의 욕심을 채우려는 사회 구조 탓에 어쩔 수 없이 가난해졌고, 변변한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소수를 위한 경제 구조 탓에 생계를 걱정하다가 도둑질에 내몰린 이들에게 사회가 들이대는 말은 "네가 잘못했으니 네가 책임져야한다"는 지극히 편파적인 그들만의 정의다. 라파엘은 인클로저 운동 등을 예로 들며 이른바 자본과 이익에 의해 돌아가는 사회 속에서 소외돼 가는 나약한 서민들의 비루한 삶을 안타까워하고 국가와 자본의 무책임과 야만성을 지탄한다.  

2부에서는 라파엘이 5년간 지냈던 유토피아의 지형, 도시, 사람들, 관습, 제도, 법 등에 대해 모어에게 들려준다.

1부에서 현실의 문제를 살펴봤으니 2부에서 대안을 제시하는 셈이다.

 

 

 

 

유토피아는 섬나라다. 원래 이 섬의 이름은 아브락사였다. 우토프스라는 사람이 이 섬을 정복한 다음에 자기 이름을 따 유토피아라고 불렀다. 라파엘이 말하는 유토피아의 모습을 귀담아.듣다보면 동화처럼 순수해보이면서도 사회비판서처럼 정곡을 찌르기도 한다. 인간의 본성을 다루는 종교와 철학 서적을 읽는 것같기도 하다.

유토피아 섬에는 사유재산이 없고 화폐도 없다. 각자 생산한 물품을 시장에 내놓고 필요한 물건을 그냥 가져가면 된다. 동네사람들은 회관에 모여 공동식사를 한다. 연장자를 공경하며 가부장제를 지킨다. 하루 6시간 일하고, 여행을 가서도 자기 직종에 맞는 가게에 찾아가 일해야한다. 금은 등 보석 숭배를 경시하고 노예나 범죄자들에게 금붙이를 준다. 전쟁을 싫어하지만 용병을 사서 참전시킨다. 법은 최소한만 있다. 육체적 정신적 쾌락을 추구하며, 안락사를 인정한다. 다양한 종교를 믿지만 마트라라는 신으로 수렴되고 있으며, 권선징악의 세계관을 지니고 있다.

이 섬에는 54개의 도시가 있는데, 모든 도시들이 언어, 관습, 제도, 법이 똑같다. 모든 도시가 하나의 계획으로 건설됐기 때문이다. 도시 변두리에는 농촌이 있고 모든 도시민들은 2년간 시골로 내려가 농사일을 한 다음에 도시로 돌아간다.  정방형의 도시는 두껍고 높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교통이 편하고 웅장한 규모의 건물들과 거이 양쪽에 마주보고 있는 집들은 모두 멋진 정원이 있다. 사람들은 10년에 한 번씩 추첨으로 집을 바꿔 산다. 사유재산이 없는 것이다.

매년 30가구당 시포그란투스라는 한 명의 관리를 선출해 200명의 시포그란투스가 있으며 이 중에 종신직인 원수를 선출한다. 관리들은 원로원이나 민회 바깥에서 공무에 관해 논의하면 사형에 처한다. 무슨 안건이든 첫날은 논의하지 않는다. 오만과 즉흥적인 사고로 공익을 해치지 않고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이야기 위해서다. 

모든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농업을 배워 일해야 하고, 농사일 외에 직물, 석공, 철공, 목공 등의 일을 한가지씩 더 배운다. 시포그란투스가 하는 일은 모두가 놀지 않고 맡은 일을 열심히 하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유토피아 사람들은 오전 세시간 오후 세시간씩 하루에 여섯 시간만 일한다. 화폐가 없으며 생산품은 모두 공유한다. 누구나 유용한 일을 하면서도 과소비를 하지 않아서 모든 것이 풍족하고 노동력이 남으므로 공공사업이 필요하면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러 모여든다. 삶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충족되면 모든 시민들이 가능한 육체노동을 하지 않고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 정신적 교양을 쌓는다.


가부장제 가족제도를 운영하는데, 가구당 식구 수가 10명에서 16명이 사이가 되도록 법으로 정해놨다. 모자라거나 넘치면 다른 가구로 보내거나 데려와서 적당한 수를 유지한다. 최연장자가 가장이 되고, 아내는 남편에게, 아이는 부모에게, 연소자는 연장자에게 복종한다. 도시에는 시장이 있고 가장은 이곳에서 필요한 물품을 자유롭게 원하는 만큼 비용 지불없이 가져간다.

 

 

 

 

식사는 구역마다 마련된 회관에서 30가구가 모여 시포그란투스를 중심으로 모여 앉아서 공동으로 먹는다.  청년과 노인이 섞여서 식사를 하게 함으로써 노인의 권위를 높여주고 젊은이의 적절치 않은 언동을 막는다. 노인에게 먼저 가장 좋은 음식을 나눠준다. 노인 공경이 예의와 평등을 지킨다.

여행을 하고 싶으면 시포그란투스가 허가서를 준다. 여행 중에는 아무 집에나 들어가 제집처럼 숙식을 해결하면 된다. 다만, 한 곳에서 하루 이상 머물면 누구든 자기 직종에 속하는 가게를 찾아가서 일을 해야 한다. 허락없이 여행을 가면 탈주자로 간주돼 엄한 처벌을 받는다.

금과 은, 다이아몬드같은 보석은 하찮게 여기거나 경멸한다. 금귀고리, 금목걸이, 금관은 노예나 범법자들에 달고 다닌다. 다이나몬드나 진주, 루비는 아이들 장난감이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외국의 대사가 이 섬에 금붙이로 장식을 하고 허름한 옷을 입을 노예를 데리고 오면 대사는 사람들의 경멸의 대상이 되고 노예가 대접받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이 섬 사람들은 쾌락을 중시한다. 쾌락은 자연의 인도에 따라 사람이 그 안에 있으면 기쁨을 느끼게 되는 심신의 상태와 운동을 일컫는다. 좋은 옷을 입고, 신분이 높다며, 가진 것이 많다며 뻐기는 것은 사이비 쾌락이다. 진정한 쾌락은 지식과 진리에 대한 관조로부터 오는 즐거움(정신적 쾌락), 음식을 통해 기력을 회복하고 배변, 출산, 가려움 등 육체에 부과된 어떤 과도함을 제거하거나 건강한 상태(육체적 쾌락)에서 오는 평화이다. 이 중 정신적 쾌락을 가장 높이 친다. 유토피아 사람들은 학문을 배우는 즐거움을 좋아하며 실제로 학문을 익히는데 좋은 능력을 갖고 있다.

 

 

 

 

이 섬에는 노예제가 있으며, 안락사를 신성하고 경건한 행위로 여긴다. 자살은 경멸한다. 혼전 순결을 중시하는데, 결혼 상대를 고를 떄는 서로 상대의 나체를 보고 보여주는 관습이 있다. 망아지 살 때도 안장과 모포까지 벗겨 상처가 있는지 잘 보고 사려고 하는데, 하물려 평생 살 사람을 선택하는데 심각한 육체적 결함이 의복 밑에 숨겨져 있는지도 모르는데 손바닥만한 얼굴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이곳은 일부일처제이고 간통을 하면 노예로 만들거나 사형한다. 이혼과 재혼은 원로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남편은 육체적 결점을 근거로 아내를 억지로 내칠 수 없다. 특히 노년에 들어 배우자를 내치면 안 된다고 보는데, 노년은 병을 동반하는 정도가 아니라 노년 자체가 병이기 때문에 배우자가 가장 필요하다는 것이다. 간통을 두 번 저지르면 사형이다.

중범죄를 저지르면 사형보다는 노예제로 다스린다. 이 곳 사람들은 바보들을 아주 좋아하며 바보들을 모욕하는 사람을 경멸한다.

유토피아에서는 아주 소수의 법률만 가지고 있고 모든 사람이 법률 전문가가 될 수 있다. 다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양이 많고 누구도 명백하게 이해하지 못할 애매모호한 법률들로 사람을 옭아매는 것은 대단히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 변호사란 사건 수를 늘리고 싸움을 증폭시키는 부류로, 유토피아에서는 전혀 필요없는 존재라고 주장한다. 사건 당사자가 스스로 변론하고 판사가 판단한다. 끊임없이 논쟁을 벌인 끝에 속임수를 쓰는 사람들(변호사)이 해석을 내리는 식의 법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유토피아인들은 다른 나라와 관계에서 결코 조약을 맺지 않는다. 세계 각지에서 국왕들간의 조약과 동맹이 대개 성실하게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형식이 장대할수록, 서약이 많고 엄숙할수록 그것들을 금방 깨거나 어긴다. 장사하는 사람들이 그런 속임수나 술수를 쓰면 정치인들은 그들을 교수대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정치인들도 똑같이 국왕에게 조약을 깨고 어길 구실을 찾아 충고한다. 세상에는 서민들을 쇠사슬에 묶어 땅바닥을 기게 하는 정의와 군주들이 원하는 것은 다 하고 원하지 않는 것은 하지 않아도 되는 정의가 따로 있는 불합리함을 지적하는 것이다.

유토피아인들이 조약을 피하는 것은 조약 자체가 두 나라를 적과 경쟁자로 간주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고 이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협정보다는 선의에 의해, 말보다는 진심에 의해 사람들이 더 굳건히 뭉친다고 본다.

유토피아는 합당한 이유가 있을 때만 전쟁을 한다. 자국 영토의 수호, 적군의 침입을 받은 우방의 보호, 폭정에 신음하는 민족의 해방을 위해서는 전쟁에 나선다. 전쟁보다는 상대국의 국왕이나 전쟁 책임자들을 암살하는 사람에게 거액을 돈을 거는 등 매수와 뇌물 등을 통해 상대국을 무너뜨리려 한다. 다소 비열하지만 전투없이 승리를 거둬 많은 이들의 목숨을 지킨다는 명분을 더 중시한다. 유토피아는 다른 나라에서 싸움 잘하는 용병을 고용해 전쟁에 참전시킨다.

유토피아에는 다양한 종교가 있다. 개별적인 교리는 다르지만, 이 우주의 창조주이며 지배자로서 하나의 최고 존재만이 있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한다. 이들의 언어로 미트라라고 부른다. 이들은 점차 미신들의 혼합체에서 벗어나와 최고의 이성을 가진 한 종교로 귀일해 가고 있다(책에서는 그 종교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유토피아인들은 생전 악행은 죽어서 벌로, 덕행은 상으로 돌아온다고 믿는다. 사후에 사람들이 누리는 행복은 영원하고 절대적이라고 확신한다. 절망 속에 죽는 사람을 안쓰러워하고, 희망을 품고 행복하게 죽는 사람에 대해서는 슬퍼하지 않는다. 이 나라 사람들은 죽은 사람의 영혼은 실제로 산 사람 사이에 있으며 우리가 그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는다고 믿는다. 조상이 지켜본다는 믿음 덕분에 수치스러운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

유토피아에는 13명의 사제가 있으며 예배를 주도하고 종교의례를 정하고 공중도덕을 감시한다. 사제가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법정에 출두하지 않고 신과 그 자신의 양심에 맡긴다. 사제와 신도들은 기도를 한다. 이들이 믿는 종교적 신념이 틀린 것이고 또 현재 이들이 믿는 것보다 더 나은 사회와 종교가 있다면 신께서 그것을 나타내주기를 기도하며, 만일 이들의 사회형태가 최선의 것이고 이들의 종교가 진정한 것이라면 그것을 굳게 간직할 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람들도 따르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이런 기도를 한 다음에 그들은 한동에 땅에 엎드린 뒤 일어나 집에 가서 식사를 한다.

 

라파엘은 유토피아의 구체적인 모습을 다 소개하고 나서 이렇게 말한다.

"유토피아에서는 개인적인 일이 없고 모든 사람이 공공사업을 열심히 추구한다. 모든 것이 공유이므로 공공창고가 비지 않는 한 누구도 필수품 부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분배는 그들에게 아무 문제가 안 된다. 여기에는 빈민도 걸인도 없다. 어느 누구도 소유하는 게 없지만 모두가 부자인 세상이다. 생계 걱정없이 즐겁고 평화롭게 사는 것보다 부유한 삶이 있을까."

그러면서 덧붙인다.

"귀족, 금세공인, 고리대금업자같이 사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하면서도 사치스럽고 화려한 생활을 해나가는 곳에 무슨 정의가 있나. 노동자, 목수, 농부 같은 사람들은 죽을 정도로 과도한 일을 하면서도 보잘것 없는 수입만 벌고 매우 미천하게 살아간다. 이런 나라는 부정의하고 배은망덕한 국가이다. 공화국에 빈민들은 포함돼 있지 않다. 유토피아인들은 돈을 없애면서 탐욕도 없앴다. 돈이 사라지니 빈곤도 사라졌다."

라파엘은 사회의 오만을 없애고 내부 화합을 다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 하나의 괴물, 최악의 질병이자 만악의 근원은 오만이며,  자신의 진정한 이익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는 분별력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사치품과 큰 재산에 집착하지 않고 생필품을 충분히 가지고 결핍과 곤궁의 근심걱정에서 벗어나는 점이 훨씬 더 낫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오만은 자신이 가진 것을 통해서가 아니라 남이 가지지 못한 것을 통해 만족한다. 오만은 사람 마음 속 깊이 박혀 있어서 쉽게 뽑아내지 못한다. 유토피아는 각종 제도들을 통해 내부갈등에서 자유로워졌다. 내부갈등은 여러 나라를 위태롭게 만드는 요인이다. 유토피아인들이 국내에서 조화를 이루고 그들의 제도를 건전하게 유지하는 한 주변의 탐욕스러운 국가들이 유토피아를 건드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라파엘의 말을 다 듣고 모어는 말한다.

 

"전쟁술, 종교의식, 사회관습 등이 부조리해 보였다. 공동체 생활과 화폐없는 경제에 큰 반감 생겼다. 그가 말한 모든 것에 동의할 수 없다. 유토피아에는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우리나라에도 도입됐으면 좋겠다고 염원할 만한 요소들이 많다고 본다."

유토피아는 이 세상에 없는 곳이다. 없으니 만들어야 한다. 공동재산, 화폐없는 경제가 정답은 아닐 것이다. 함께 더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야한다는 구성원들의 공감대와 연대의식이 중요하다고 본다. 유토피아는 목표가 아니라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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