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메이저 테니스 가운데 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윔블던이 코로나19로 투어가 중단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수들에게 일종의 '테니스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윔블던 대회를 주관하는 전영잔디테니스클럽(올잉글랜드클럽)에 따르면, 윔블던은 올 해 6월로 예정됐던 대회가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된데 따라 받게 될 보험금 일부를 전 세계 선수 620명에게 '상금(prize money)' 명목으로 나눠주기로 했다. 윔블던은 대회 취소로 약 1억4,100만파운드(약 2,136억원)의 보험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금은 올 윔블던 대회에 출전할 자격이 있는 선수들에게 차등지급 된다. 근데 내 상식과는 어긋나는 계산법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면 상대적으로 세계 랭킹이 낮아 그 동안 모아놓은 각종 대회 상금이 적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돈을 주고, 그 보다 대회 상금을 많이 받아왔을 상위 랭커들에게는 덜 주는 게 취지에 맞는 게 아닐까?
그런데 윔블던은 계산법은 다르다. 남녀 단식 본선 진출권을 가진 상위 랭커 256명에게 2만5,000 파운드를 주고, 남녀 단식 본선 진출권을 따기 위해 예선을 치러야 하는 그 아래 랭킹 224명에게는 그 절반인 1만5,000 파운드를 지급한다고 한다. 선수들의 기회비용을 따지면 맞는 계산법이지만, 돈 지급 취지를 생각하면 내 머리로는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윔블던 측은 이번에 선수들에게 주는 돈의 이름을 '상금'이라고 했다. (굳이 윔블던이 우리나라라고 가정한다면, 이런 계산법을 두고도 이념 세력 간에 찬반 격론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싶다.ㅎㅎ )
원래 윔블던 등 테니스 메이저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1라운드부터 결승까지 매 경기를 치를 때마다 출전수당을 지급한다. 하지만 대회 취소로 경기도 치르지 않았는데 선수들에게 돈을 지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윔블던의 상금 지급 결정으로 우리나라 권순우(70위)는 우리 돈으로 약 3,800만원을, 정현(142위)과 한나래(190위)는 약 1,900만원을 경기를 치르지 않고 받게 됐다. 물론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를 비롯해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도 상금 지급 대상이다.
윔블던은 이밖에도 남녀 복식선수 120명에게 각 6,250파운드, 휠체어 선수 16명에게 각 6,000파운드를 지급한다. 윔불던이 '테니스 재난지원금'으로 총 620명의 선수들에게 지급하는 상금은 촏 1,006만6,000파운드(약 150억원)이다.
윔블던은 대회 취소로 타격을 입을 심판진 등 대회 운영에 필요한 인력들에게도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편, 2021년 134회 윔블던은 2021년 6월28일 시작해 7월1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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