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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해설자들의 포복절도 말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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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을알자 2008. 6. 13.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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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1박2일' 경기가 열린 6월 12일 밤 목동구장. 현장 중계를 맡은 MBC ESPN의 임주완 캐스터와 허구연 해설위원은 막판에는 많이 지친 분위기였다.

 중계 모니터에 분명 아이를 안은 남자팬과 또다른 남자팬 두명이 잡혔는데, 임주완 캐스터가 그만 "부부가 끝까지 야구를 보고 계시는군요"라고 말해버렸다. 곧이어 이를 정정하던 허구연 위원은 끝내 웃음을 참지 못했다. 계속 "허허~, 하하~, 허허~" 하면서 제대로 진행을 못할 정도였다.

 직전 화면에는 분명 남녀 부부가 잡혔었기 때문에 순간 착각해 벌어진 일이었다. 며칠 전에는 Xports 이종도 해설위원이 착각을 했다. 2사 3루 상황이었는데 "이럴 때 감독들은 깊숙한 외야플라이 하나 날려주길 원하죠"라고 말했다. 대체 어느 감독이? 상대편 감독이라면 몰라도.... 이종도 위원이 리터치의 기본 룰을 모를 리는 만무하다. 단순 실수 케이스다.

▶ 슈퍼 메가 히트작 "어~, 뭐야 이거"

 2008년 프로야구는 Xports의 가세로 하루 4경기 풀커버가 가능해졌다. 슈퍼슬로모션 장비까지 동원해 치열한 중계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덩달아 해설위원들도 바빠졌다. 대부분 현장 출신 해설위원들인데 전문적인 아나운서가 아닌데다 최근까지 구단에 몸담았던 경우도 있어 포복절도할 실수담이 꽤 자주 등장했다.

 MBC ESPN의 서정환 해설위원은 상반기 최대 히트작을 야구팬들에게 선물했다. KIA가 잠실 LG전을 치를 때였다. 작년까지 자신이 이끌었던 KIA가 적시타를 얻어맞는 순간, 서위원은 자기도 모르게 "어~, 아~, 뭐야 이거" 하면서 소스라치고 말았다. 워낙 처절한 목소리여서, 해당 동영상과 음성은 그후에도 여기저기 네티즌들의 홈페이지에 살아남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본격적인 해설을 하는 건 올해가 처음인 서위원의 히트작은 또 있다. 생방송 도중, 전날 경기가 역전극이었다는 걸 설명하다가 "까뒤집어졌죠"라고 말해버렸다. 서위원은 "경상도 사투리가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었다"며 웃었다. 자칫하면 KIA쪽 편파방송을 했다는 오해와 방송 부적합 코멘트 때문에 네티즌들이 난리날 수도 있는 사안들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네티즌 대다수가 오히려 "재미있었다. 내가 뒤집어졌다"는 반응이었다.

 ▶ 말이 엉기다

 말이 꼬이는 경우가 많다. MBC ESPN의 김성한 해설위원은 며칠전 방송중에 "네~, 귀추가 보입니다"라고 해버렸다. 아마도 "귀추가 주목된다"라는 말을 하려던 의도였을 것이다.

 김성한 위원은 KIA 경기를 중계하다가 3루수 이현곤이 타구를 제대로 못 잡는 장면이 나오자 "아! 잡는 줄 알았는데 글러브에 빵꾸가 났군요"라고 해버렸다. 옆에 있던 캐스터가 "방송중에 '빵꾸'라고 하시면 어떡합니까"라고 웃으면서 자연스럽게 지적해준 덕분에 넘어갈 수 있었다. 김위원은 "아나운서처럼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말을 마무리할 때 참 어렵다"고 말했다. 해설경력 2년째. 하지만 여전히 힘들다.

 Xports의 김건우 해설위원은 삼성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호투하는 장면을 묘사하다가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도, 먹이를 잡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짐승 같습니다"라고 해버렸다. 짐승? 뜻은 같더라도 '야수'라 하면 괜찮았을텐데 짐승은 어쩐지 아니다. ''김위원은 "매순간 최선을 다해 타자를 상대하는 걸 표현하려다가 그만 짐승이라고 하고 말았다. 나도 당황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누구나 실수할 때가 있다. 우리 히어로즈 단장을 맡고 있는 박노준 전 SBS 해설위원은 작년 올스타전에서 이택근의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그라운드 홈런)'이 나왔을 때 흥분했는 지 "인사이드 파크 호텔! (급히 정정하며) 예, 파크 홈런"이라고 순간 말이 꼬인 적이 있었다.

 ▶ 오해가 두려워

 KBS 이용철 해설위원은 올시즌 초반 롯데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적인 얘기를 하다가 롯데의 최근 7년간 순위인 "8888577"을 언급했다. 별다른 뜻이 있는 건 아니었고, 실제 사실을 얘기한 것이었지만 이위원은 한동안 롯데팬들의 '악플'에 시달려야했다.

 대개 해설위원들은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팀에 대한 정보가 가장 많기 때문에 중계를 하다가 아무래도 많이 언급하게 돼 있다. KBSN의 이병훈 해설위원은 LG에서 4년간 뛴 경력이 있다. LG 이대형이 툭 대고 뛰어나가는 습관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저렇게 맞히고 뛸거면 차라리 야구 배트 대신 맞히기 편한 크리켓 방망이를 주문해서 쓰는게 굴리기도 쉽겠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평소 이위원은 후배인 이대형과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한 사이다. 애정이 있기 때문에 비평을 한 것인데, 사정을 모르는 LG팬들은 "왜 이대형을 욕하냐"면서 이위원을 비난하는 글을 인터넷에 도배했었다.

 < 김남형 기자 scblog.chosun.com/star22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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