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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은 왜 못 뛰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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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을알자 2008. 5. 2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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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산소탱크 박지성이 22일 새벽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결장했습니다.

박지성이 꿈의 무대인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종횡무진 활약할 것을 기대했던 한국의 팬들은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특히 한국 언론들이 앞다퉈 박지성의 결승전 출전 가능성을 높게 보도했기에 실망감은 더욱 컸습니다. 이 날 아침부터 인터넷 포털 게시판에는 "축구를 끊겠다" "퍼거슨 감독에게 배신당했다"는 등 맨유의 퍼거슨 감독을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했습니다. 심지어 축구 홍보대사를 자처하는 가수 김흥국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맨유의 퍼거슨 감독을 이제부터 '퍼먹을 감독'으로 불러야 한다"면서 실망한 한국 팬들의 마음을 대변했습니다.

필자 역시 박지성의 결장에 적잖이 화가 났습니다. 결승전에  뛰고도 남을 실력을 가진 선수를 가차없이 전력에서 제외한 퍼거슨 감독이 밉기도 했습니다.  

이른 새벽, TV를 지켜보며 '대한민국 축구의 자존심' 박지성의 멋진 골을 기대했던 팬들의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 하지만 박지성의 결장을 퍼거슨 감독의 배신이나 오판으로 연결시켜 분한 마음을 푸는 건 아무래도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스포츠에서, 특히 승부가 자신의 명예, 자리, 돈과 직결되는 프로 스포츠에서, 감독은 결코 '지기 위해' 또는 '이기지 않기 위해' 최상의 선수를 벤치에 앉히는 경우는 없습니다. 백전노장 명장으로 불리는 퍼거슨 감독 역시 철저히 승리를 염두에 둔 채 선수를 기용했을 겁니다. 결승전 날, 자기 팀 선수의 컨디션을 일일이 점검하고, 상대 팀 선수들의 플레이 스타일과 색깔을 파악하는 등 철저한 사전 조사와 검토 끝에 베스트 11을 확정했을 겁니다.

한발짝 물러서서 냉정하게 따져 물어봅니다. 박지성을 뺀 퍼거슨 감독의 용병술은 정말 모자란 걸까요.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박지성 대신에 출전한 하그리브스라는 선수는 경기 뒤 팀 내에서 최고의 평점을 받았습니다. 박지성의 결장에도 불구하고 맨유는 첼시를 꺾고 우승컵을 거머쥐었습니다. 결국,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날, 퍼거슨 감독에게 박지성은 '우승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수 명단'에 끼지 못한 것 뿐입니다.  

물론 박지성 자신은 결승전 결장에 실망할 수 있습니다. 맘껏 분해 하고 땅을 쳐야 합니다. 그러나 박지성은 결코 절망해선 안 됩니다. '승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수'가 되도록 뛰고 또 뛰어야 합니다. 쥐꼬리만한 연봉을 받으면서도 1년에 수십억을 벌어들이는 '젊은 갑부' 박지성을 목놓아 응원하는 것은, 박지성을 통해 우리는 아름다운 꿈을 실컷 꿀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박지성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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