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인수한 매수인이 피담보채무를 변제하지 않았다면?

0 채무인수

채무자의 교체. 인수인은 종래의 채무자와 지위를 교체하여 새로운 당사자로서 채무관계에 들어서서 종래 채무자와 동일한 채무를 부담. 종래 채무자는 채무관계에서 면책. 종래의 채무가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항변권의 이전(존속). 채무인수에 의해 채무는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전 채무자로부터 인수인에게 이전하는 것이므로, 인수인은 전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해 가지는 항변사유(채권 불성립, 무효 취소 동시이행 항변권 등)를 주장할 수 있다(458조)

보증 담보의 존속 여부. 채무자가 제공한 담보는 채무인수로 당연히 소멸하는 것이 아니다. 면책적 채무인수란 채무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이를 종래의 채무자로부터 제3자인 인수인에게 이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이다. 채무인수로 인해 인수인은 종래 채무자와 지위를 교체하여 새로운 당사자로서 채무관계에 들어서서 종래 채무자와 동일한 채무를 부담하고 종래 채무자는 채무관계에서 탈퇴하고 면책된다. 따라서 종래 채무는 소멸하는 것이 아니며, 채무인수로 종래 채무자의 피담보채무가 소멸하였다면서 저당권의 부종성으로 인해 당연히 소멸한 채무를 담보하는 저당권도 소멸해야 한다는 법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종래 채무자의 저당권말소청구는 기각)

제3자가 제공한 담보는 채무인수로 인하여 소멸한다(459조 본문).

면책적 채무인수는 채권자의 승낙이 계약의 효력발생 요건이고, 중첩적 채무인수는 채권자의 수익의 의사표시가 그 계약의 성립요건이나 효력발생 요건이 아니라 채권자가 인수인에 대해 채권을 취득하기 위한 요건(제3자를 위한 계약)이다. 

중첩적 채무인수의 경우 채권자가 수익을 받지 않겠다고 의사표시를 했다면 사후에 이를 번복해 다시 수익의 의사표시를 할 수 없다. 다만 면책적 채무인수인 것으로 잘못 알고 면책적 채무인수를 승낙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는 이는 중첩적 채무인수에 대해 수익의 거절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채권자는 그 후 중첩적 채무인수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는 한 수익의 의사표시를 하여 인수인에 대한 채권을 취득할 수 있다. 

0 이행인수

채무자와 인수인 사이의 계약으로 인수인이 채무자의 채무를 이행할 의무를 진다. 

채무자는 인수인에게 채권자에게 변제할 것을 청구할 수 있고, 인수인은 채무자에 대해 이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지만 채권자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아무런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채권자는 채무자를 대위해서 인수인에 대해 변제를 청구할 수 있다. (채무자의 인수인에 대한 청구권은 그 성질이 재산권의 일종으로서 일신전속적 권리라고 할 수 없으므로 대위권 행사 가능)

**** 부동산 매수인이 매매목적물에 관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인수하는 한편, 그 채무액을 매매대금에서 공제하기로 약정(이행인수)한 경우의 법률관계

해당 약정은 이행인수이다. 매수인이 근저당채무를 변제하지 않으면,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매도인이 여전히 채무를 부담하지만,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는 매수인에게 피담보채무를 변제할 책임이 있으므로, 매수인이 그 변제를 게을리하여 근저당권이 실행돼 매도인이 매매목적물의 소유권을 상실했다면, 이는 매수인에게 책임있는 사유로 매도인의 소이등 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에 대해 매도인의 과실이 없다. 

한편, 매수인의 근저당채무 인수는 매대대금의 일부로 갈음할 수 있다. 따라서 매수인이 근저당채무를 공제한 나머지 매매대금을 지급하면 매수인으로서 매매대금채무는 이행한 것이 된다.  결국, 매수인이 근저당채무를 변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매도인은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는 없다. 다만, 매수인이 인수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매매대금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한 것과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특별한 사유(매도인이 매수인 대신해서 근저당채무를 변제)가 있을 때에는 계약해제권이 발생한다. 

채무인수인이 인수채무의 일부인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의 변제를 게을리함으로써 매매목적물에 관한 근저당권의 실행으로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고 매도인이 경매절차의 진행을 막기 위하여 매수인을 대신해 피담보채무를 변제했다면, 매도인은 채무인수인에 대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취득하는 이외에 이 사유를 들어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이 경우 매도인은 매수인에 대해 손해배상채권 또는 구상채권을 갖게 되며, 이는 결국 이에 해당하는 만큼의 금액의 매대대금을 매수인이 지급하지 않은 것과 다를 것이 없게 된다. 따라서 매수인이 이를 지급해야 할 의무와 매도인의 소이등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놓이게 되므로, 매도인이 이행의 제공을 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매수인의 대금채무의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게 된다. 

부동산 매수인이 매매목적물에 관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인수하는 한편, 그 채무액을 매매대금에서 공제하기로 약정한 경우, 매수인이 인수하기로 한 채무는 매매대금 지급채무에 갈음한 것으로서 매도인이 이를 대신 변제했다면 그로 인한 매수인의 매도인에 대한 구상채무는 인수채무의 변형으로서 매매대금 지급채무에 갈음한 것의 변형이므로, 매수인의 구상채무와 매도인의 소이등의무는 대가적 의미가 있어 이행상 견련관계에 있다고 인정되고, 따라서 양자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봄이 공평의 관념 및 신의칙에 합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