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의 별명 중 하나는 무결점 선수입니다. 포와 백 구분없이 완벽한 스트로크로 상대를 흔들어대고 꼼짝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위기 때 결정적인 순간에 더 빛을 발하는 날카로운 서브까지. 올 시즌 호주오픈 우승과 함께- 비록 코로나19로 3월부터 거의 5개월간 투어가 중단됐지만- 18전 전승의 무적 행진 중입니다.
근데, 독일의 테니스 전설 보리스 베커는 조코비치 별명에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베커는 코치로 3년간 함께 조코비치를 곁에서 지켜봤는데, 베커는 "조코비치에겐 특별히 약한 부분이 있는데, 그건 바로 스매쉬"라고 밝혔습니다. TOP Level Tennis라는 테니스 레슨 과정을 밟고 있는 연습생들에게 한 말이랍니다.
"비밀 하나 알려줄게. 그는 내 친구니까 이런 말도 할 수 있는 거야. 현재 세계 100위권 안에 드는 선수들 중에 가장 약한 스매쉬를 갖고 있는 선수가 누군지 알아? 조코비치야."
조코비치는 그랜드슬램 17회 달성에 빛나는 세계 최정상이죠. 이미 테니스 역사의 몇 페이지를 장식하고도 남을 만한 레전드입니다. 하지만 조코비치에게도 약점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발리와 스매시랍니다. 이 부분에선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보다 떨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특히 가장 아쉬운 부분은 스매시. 조코비치의 스매시 실책이 오죽 심각했으면 조코비치와 스매시를 합친 '조코스매시'라는 말까지 생겼을까요.
베커는 조코비치와 수없이 스매시 연습을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런데 왜 조코비치의 스매쉬는 나아지지 않았을까요? 베커는 조코비치가 스매시 기회가 왔을 때 침착하게 포인트를 따려고 하기 보다는 멋진 스매시를 하려는 욕심이 앞서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여러분은 조코비치가 얼마나 많은 스매시 연습을 했는지 모를 거다. 근데 그의 머릿 속이 문제다. 조코는 볼이 높이 올 때 점프를 하면서 뭔가 멋진 걸 하고 싶어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조코에게 '단순함을 유지해라. 포인트만 따라'라고 말한다."
좀 더 핵심으로 들어가면, 조코비치의 스매시 컨택포인트가 너무 낮다는 지적입니다. 볼을 12시 방향의 정점에서 치지 못하고 볼이 더 내려왔을 때 친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팔을 너무 많이 굽히고 이상한 각도로 스매시를 하게 된다네요. 조코비치같은 선수가 테니스의 가장 기본인 스매시에 약점이 있다는 사실은 참 믿기 어렵습니다ㅠㅠ
스매시에 자신감이 없다보니 스매시 기회가 왔을 때 머리 위에서 치는 걸 피하게 되고 자주 볼을 네트에 꽂는다네요. 그러다 보니 하이 발리 실수도 자주 보이고. 어려운 오버헤드 샷이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오버헤드나 하이발리는 포인트로 연결하기 쉬운 볼입니다. 포인트를 따야 할 때 못 따고 오히려 상대에게 점수를 내주면 경기는 잘 풀리지 않는 법이죠.
조코스매시라는 조롱에도 불구하고, 조코비치는 투어 선수들 가운데 모든 코트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어 가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입니다. 또한 상대를 압도하는 다양하고 강력한 다른 무기들을 장착하고 있죠.
조코비치는 8월3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2020US오픈에서 대회 네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18회 그랜드슬램 달성을 노리고 있습니다. 페더러와 나달이 무릎부상과 코로나19를 이유로 불참한 가운데, 조코비치는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US오픈에 앞서 마스터스급 대회인 웨스던앤서던오픈에도 출전하고 있는데요, 조코비치가 스매시 울렁증을 극복하고 멋지 경기 하고 좋은 성적 내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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