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가을이다. 아침 공기가 갑자기 싸늘해졌다 싶던 참에, 비보를 들었다. 소설가 최인호 선생이 어제 유명을 달리했다. 암치곤 일반인들에게 매우 생소한 침샘암이라는 병으로 고생하다가 결국 눈을 감았다.
겨울나그네, 별들의 고향, 상도 등 많은 소설을 남겼지만, 정작 난 선생의 소설을 읽은 적이 없다. 가끔씩 새해 첫 날같이 특별한 날을 기념해 신문에 실리는 기고를 몇번 본 적은 있지만, 그나마도 기억에 남는 건 거의 없다. 2002 월드컵 때 한국이 놀라운 기세로 축구 강국들을 무너뜨리며 선전할 때, 온 국민이 붉은 악마의 상징인 빨간 옷을 입고 한마음으로 태극전사들을 응원하자는 글이 일간지 1면에 실렸던 게 어렴풋하게 기억날 뿐.
내가 선생의 소설을 한번도 읽어 본 적이 없다고 해도, 선생은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던 큰 사람임엔 틀림없으리라. 선생의 많은 인기 소설들은 영화로 드라마로 제작됐고, 많은 이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줬다. 사람들의 삶은 윤택해졌고 사람들의 가슴은 행복으로 충만해졌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알던 사람의 갑작스런 부재는 슬프다. 여름에 하늘나라에 가신 아버지가 무척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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