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김연아, 김승민, 김원석

살아가는 이야기들

by 법을알자 2009. 3. 30. 17:04

본문

728x90
반응형
시상대에 올라 애국가가 울려퍼지자, 그의 얼굴은 점점 일그러지기 시작했습니다. 
해맑은 눈동자를 적시고 있던 이슬 방울들이 왈칵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렸습니다. 
꿈을 이룬 요정의 눈물은 보석처럼 빛났습니다.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흐르던 눈물은 어느새 우리들 가슴까지 아릿하게 적셨습니다. 
벅찬 감격을 주체하지 못하고 왈칵 기쁨의 눈물을 흘린 이 사람.
미국 LA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총점 207점이라는 빼어난 성적으로 금메달을 거머쥔 김연아입니다.
잇단 부상 탓에 정상 문턱에서 번번히 고개를 떨궜었기에, 이번 우승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을 것입니다.
태극기가 올라가는 그 짧은 순간, 그의 머리 속엔 참 많은 것들이 떠올랐을 겁니다.
부상의 고통, 힘겨운 훈련, 부담스럽기만 주위의 기대와 시선들.....

김연아 우승에 대한 반응은 다양합니다.
언론은 흥분 절정 모드입니다.
'김연아에 세계가 빠졌다' '새 역사를 쓰다' 등 김연아의 쾌거를 말하는 최상급의 표현들이 차고 넘칩니다. 
우리 국민들 역시 흥분하기 마찬가집니다. 
WBC 결승에서 일본에 분패한 한국야구팀과 대한민국을 위한 멋진 복수극이라는 반응도 나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도 흥분 대열에 동참합니다. 
그러나 양상은 좀 다릅니다.
"쟤는 저 나이에 저렇게 세계를 호령하는데, 우리 녀석들은..."
김연아의 우승에 흥분하면서, 자기 아이들의 평범함에 더 흥분합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부모들이 더욱 많을 겁니다)

저는 초등학교 1학년과 네살배기 아들 둘이 있습니다.
열아홉살 김연아가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첫째(김승민)는 코딱지를 파고 있었고,
둘째(김원석)는 장난감을 찾아 이리저리 거실을 휘젓고 다녔습니다.

그렇다고 저는 절대 김연아와 우리 아이들을 비교하고 싶진 않습니다.
이 세상에는
그렇게 태어나 그렇게 자라는 아이가 있고,
이렇게 태어나 이렇게 크는 아이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비교 대상은 제가 돼야 할 겁니다.
오늘의 김연아가 있기까지 묵묵히 때론 엄하게
항상 그림자처럼 딸 뒤를 보살펴준 김연아의 어머니와 말이죠.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크느냐는 상당 부분이 부모의 노력에 달려있습니다.

김연아의 우승은
딸의 적성을 살리기 위해 온 몸으로 희생한 어머니와  
그 어머니를 기꺼이 믿고 열심히 따라준 딸의 멋진 합작품입니다. 
모래성처럼 부질없이 무너져버릴 수도 있겠지만, 
속는셈치고 굳게 다짐 해봅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천사와 악동을 넘나드는 못말리는 아들 둘의
멋진 인생을 위해
이 한몸 다 바쳐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