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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게 살자

살아가는 이야기들

by 법을알자 2013. 9. 27.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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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나이보다 좀 더 들어보이는 외모 탓에 주눅 든 적 많고, 어이없는 일도 왕왕 겪었다. 나보다 족히 열살은 많아 보이는 양반이 말끝마다 "우리같은 나이엔 말입니다"를 붙이며 나와 자기를 동년배로 묶곤 해 민망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선생님이 생각하는 것보다 제 나이가 많지 않다"고 말해야겠지만, 선뜻 내 나이를 밝히지 못한 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생각보다 많지 않은 나이라는 걸 알고 나서 혹시나 나를 얕잡아 보지나 않을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실이다. 직장 상사와 함께 간 자리에서 상사는 운전기사 대접을 받고 내가 그 상사로 오해받은 일도 있다. 모임 자리에선 자기보다 나이가 많으리라 지레 짐작하고 불편해하면서 선뜻 다가오지 못한 사람도 많다.

난 왜 나이 들어 보이는 걸까. 어떻게 하고 다녀야 젊어 보일 수 있을까. 한 두 번 고민한 게 아니다. 처진 눈, 또래보다 많은 주름, 중학교때부터 고수해 온 3대7 가르마, 기지 바지, 빠릿빠릿하지 않은 행동과 말투.... 나를 잘 아는 사람들도 '노안' 분석에 동참한다. 입고 다니는 옷이 문제라는 둥, 머리스타일이 너무 아저씨 스타일이라는 둥....  죄다 똑 부러지진 않아도 얼추 맞는 말들이다. 

문제는 고민만 하고 행동은 안 한다는 거다. 타고난 얼굴은 어쩔 수 없지만, 머리 모양과 옷 차림새를 바꿀 순 있을텐데 말이다. 사춘기 때부터 딱 내 스타일이라며 고수해 온 머리 모양을 바꾸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딱히 어떻게 변화를 줘야 할지도 모르겠고. 옷은 머리모양보다 수월해 보이지만, 이것도 만만찮다. 회사에 청바지에 후드티를 입고 올 순 없지 않은가. 멀쩡한 옷들을 장농에 두고서, 젊어보이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새 옷을 장만하는 것도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다. 요즘 옷값이 좀 비싼가 말이다.

그렇다고 이대로 생긴대로 살겠다는 건 아니다. 생각을 젊게 하면 그게 얼굴로 행동으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 마음도 가지 않는 힙합음악을 들으며 젊은 척 하겠다는 건 아니다. 한번 더 생각하겠다는 것이다. 그 동안 익숙했던 생각들과의 이별. '이건 그 동안 이렇게 했지'라는 관행적이고 습관적인 사고방식 대신에 '이건 다른 시각에서 이렇게 새롭게 해보는 건 어떨까'하는 도전정신. 

몇해전 봤던 영화가 생각난다. '벤자민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정확한진 몰라도 대충 비슷한 제목일 게다. 노인의 얼굴로 태어난 아이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젊은 얼굴로 변하더니 급기야 죽음에 이르러선 갓난아이의 모습으로 된다는 거다. 브래드 피트가 주인공 벤자민 역을 연기했다. 노인으로 태어나 아이로 삶을 마감한다는 기발한 소재에가 흥미로웠다. 

노인으로 태어난 건 아니지만, 남들보다 더 들어보이는 얼굴로 고민하는 나. 항상 나이보다 젊게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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