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08 13:52

담배 피운 MC몽이 그렇게 잘못한 건가

가수 MC몽이 흡연방송으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6일 방송된 KBS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의 '1박2일'에서 중국 용정으로 가는 버스 뒷좌석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여과없이 그대로 방송돼 시청자들의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MC몽과 1박2일 제작진은 즉각 시청자 게시판과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흡연장면 방송에 대해 사과를 하며 고개 숙였습니다.

이번 논란을 지켜보면서 가정 먼저 든 생각은 '우리 사회가 정말 짧은 시간에 많이 변하긴 했구나'라는 뒤늦은 깨달음입니다. 교수가 강의실 안에서 학생에게 불을 빌려 담배를 피우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던 게 1990년대 초반까지입니다. 버스 뒤에서 담배 피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던 때가 있었습니다.

담배가 사회 악이 된 것은 불과 10년도 안 됩니다.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폐암으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선언적인 수준의 금연운동이 실질적인 캠페인으로 격상했습니다. 
당시 신문들은 담배 피는 장면이 있는 사진은 절대 싣지 않기로 다짐했고, 방송들 역시 드라마의 단골 장면인 흡연 모습을 싹뚝 잘라 냈습니다. 공공장소에서의 각종 흡연 규제들이 나왔습니다.  

MC몽의 흡연논란은 흡연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아이들 교육에 안 좋다"는 게 MC몽을 비난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연예인의 행동 하나하나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는 점에서 MC몽의 흡연장면이 방송된 것은 방송사로서는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방송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연예인은 담배 피울 자유도 없는 거죠.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MC몽이 너무 억울할 거 같다는. 비록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사과를 하긴 했지만, 뒤돌아서서는 "뭘 그리 잘못 한 건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습니다. 필자는 MC몽이 시청자들의 비난 여론에 충분히 억울해 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집 안에서, 음식점에서, 거리에서, 심지어 학교에서도 우리 청소년들은 '흡연장면'에 항상 노출돼 있습니다. 아버지가 밥 먹고 난 뒤 맛나게 끽연을 하는 모습을 매일 보고 있고, 삼촌이 화장실에 가기 전에 담배부터 챙기는 것도 자주 봅니다.  영화는 또 어떻습니까. 이 많은 '흡연장면'은 애써 보지 않은 채, 방송에서 제작진의 실수로 흡연장면이 편집되지 않고 나간 MC몽이 비난의 십자포화를 맞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도 않아 보일뿐더러 너무 가혹해 보입니다. MC몽이 잘못이 있다면 카메라가 돌고 있을 때 담배를 피운 겁니다.


또한 MC몽의 흡연이 비난 받는 또 다른 이유는 버스 안에 '흡연 금지'라는 문구가 적혀 있기 때문입니다. 담배 피지 말라고 적어 놓은 버스 안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웠다는 거죠. 흡연금지라는 문구는 서로 모르는 다중이 모인 장소와 시설에서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라면 흡연금지라는 문구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흡연금지 문구' 논리는 다소 쪼잔하다고 생각합니다.

필자는 담배를 입에 대지도 않는 사람입니다. MC몽에게 가해진 여론의 엄격한 잣대가 길거리에서 아무 죄책감없이 주위 사람에게 담배 연기를 먹이는 몰지각한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됐으면 합니다. 그것이 공평한 사회이고 건전한 사회입니다.^^




Trackback 1 Comment 0